스마트기기 이름 속 숫자,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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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9 LG전자 부스에서 공개되었던 LG V50S ThinQ (출처: LG 전자 공식 블로그 ‘소셜
LG전자’)

9월 6일, LG V50S ThinQ가 2019 IFA Berlin (국제 가전제품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춘 완벽한 스마트폰이라는 평을 기대할 만큼 강력한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여러가지 성능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훨씬 정교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된 듀얼 스크린이 함께 나와 V50S라는 이름에 자신감을 더했습니다.

LG V50S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스마트폰
이름 뒤에 붙는 숫자는 보통 해당 기기의 나온 시기, 성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됩니다. 가장 단적인 사례는 애플의 아이폰입니다. 아이폰만큼 직관적인 네이밍
전략도 없습니다. 아이폰3GS 이후 애플은 내적 역량(배터리, 프로세서, 카메라
등)에 보다 집중하려는 의도에서 2주년 주기로 디자인을 변경하는 ‘S’ 네이밍 전략을 내세웠는데요. 아이폰3GS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이폰의 핵심은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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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당시 “혁신적”이라는 평을 받았던 아이폰 3GS

아이폰3GS는 직전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더 빠른 칩과 더 많은 메모리, 그리고 향상된 카메라를 더했습니다. 동일한 디자인에, 내부만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출시 사이클을 맞추기 위한 ‘땜질용’ 모델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시장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습니다. ‘속도(Speed)’를 의미하는 ‘S’를 달고 나온 아이폰3GS는 한층 빨라진 성능과 효율성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최초의 ‘S’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을 단순한 스마트폰 이상의
컴퓨터에 가까운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S’ 전략은 언제나 시장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아이폰4S의 시리, 5S의 터치ID, 6S의 3D터치가 그 근거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더 나은 칩과 카메라가 탑재된
기기가 아닌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한 혁신들이었습니다. 2017년 10주년 아이폰이 나온 다음에도 이 전략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XS와
XS맥스, XR 3종류의 아이폰X 후속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애플 ‘S’ 네이밍 전략에 대해 경쟁사 삼성전자는 매년 숫자를 판올림하는 네이밍
전략을 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인 이듬해 ‘갤럭시
S2’를 선보이고 본격적인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석권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모토로라, 애플, 노키아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를 차례로 제치고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올랐습니다. 매년 ‘S’ 다음에 붙는 숫자를 올려가며 지금의 10주년 ‘갤럭시 S10’에 이르렀습니다. 삼성전자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2011년 가을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5인치대로
선보인 ‘갤럭시 노트’는 갤럭시S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매년 숫자를 올리는 네이밍 전략을 구사하다 ‘6’을
건너뛰고 ‘7’을 선택한 변칙 네이밍으로 유명합니다.

6 건너 뛴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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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과 실망감을 동시에 주었던 갤럭시 노트7

‘갤럭시 노트5’ 후속
모델인 ‘갤럭시 노트7’은 이름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의 혼선을 막기 위해 6세대 제품임에도 6을 건너뛰고 숫자 7을 선택했습니다. 2015년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와 갤럭시 노트5 출시 때 많은 혼동과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갤럭시 노트7 공개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갤럭시
노트5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고 평했지만, 높은 사양과
카메라만큼은 최상급임을 확인시켜줬고, 이와 함께 S펜의 유용성도
재차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놀라움은 얼마 가지 않아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갤럭시 노트7이 배터리 과열과 발화로 리콜을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갤럭시 탭S6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보급형 갤럭시 탭S5e를 공개한 이후 갤럭시 탭S5 일반
모델 출시를 건너뛰고 갤럭시 탭S6를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넘버링으로 전작과 차별화한 신제품의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갤럭시 탭S6와 작년 8월 공개된 전작 갤럭시 탭S4과 비교해 화면 크기 등 외관은 유사하지만 무게는 더 가벼워졌습니다. 물론
일부 낮춰진 스펙도 있지만, 주요 스펙이 최신 버전으로 향상돼 전반적인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게 갤럭시
탭 S6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G V50S, ‘듀얼 스크린’ 대폭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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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LG V50S ThinQ (출처: LG 전자 공식 블로그 ‘소셜
LG전자‘) 

LG전자는 상반기에는 ‘LG G’ 시리즈를, 하반기에는 ‘LG V’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LG V 시리즈는 LG G 시리즈를 기반해 디스플레이와 오디오에
특별함을 부여한 모델입니다. 2017년 11월에 나온 ‘LG V30’은 퀄컴 스냅드래곤 835칩, 2880×1440 OLED 디스플레이, 쿼드덱, 1600만 화소에 조리개 F/1.6 값의 카메라 등 갖가지 화려한
스펙으로 경쟁자를 압도했습니다. 날씬한 프레임과 얇은 베젤, 그리고
유리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몸체는 마침내 LG전자가 정면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V30 후속 모델은 LG전자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를 입힌 변칙 모델인 ‘V35 씽큐’입니다. V40이
아니라 V35라는 브릿지 모델명을 썼던 이유는 기능상으로는 업데이트가 있지만 디자인이 거의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8년 가을 후속작 V40이 나왔고 후면카메라가 3개인 펜타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5월 출시된 ‘LG V50 씽큐’는 ‘듀얼 스크린’이라는
더 큰 화면을 원하는 동시에 작은 스마트폰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오랜 열망을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폼팩터를 채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얼 스크린은 공개 당시 혹평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연달아 폴더블폰을 공개한 직후 발표돼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폴더블폰이 기술적 문제로 주춤한 사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폴더블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장점들을 갖췄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LG
V50 씽큐 판매량을 늘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LG전자는 듀얼 스크린 무상 제공을 당초 6월30일에 마감 하려하다가 8월31일까지 연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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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LG V50S ThinQ (출처: LG 전자 공식 홈페이지)

‘IFA 2019’에서 공개된 브릿지 모델 ‘LG
V50S 씽큐’는 전작에서 지적된 듀얼 스크린의 디자인과 기능상 단점을 없애는데 주력했습니다. LG V50S 씽큐에서 주목되는 특징은 단연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의 2세대 LG 듀얼 스크린입니다. LG V50S 씽큐와 동일한 6.4형으로 맞춰 디자인 완성도와 화면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2세대 LG 듀얼 스크린
작동 방식은 기본적으로 1세대와 같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플립 디자인입니다. 일반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우기만 하면
V50S 씽큐와 연동됩니다. 접었을 땐 V50S 씽큐 2개를 겹쳐 놓은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수 천 번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변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접었을 때 화면이 안쪽으로 향해
있어 낙하 등의 경우에도 디스플레이를 보호해주기 때문입니다.

2세대는 이 같은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되, 1세대의 투박한 디자인을 개선하고 ‘360도 프리스탑’ 기술을 적용해 0도, 104도, 180도 등 세 각도에서만 조절됐었던 듀얼 스크린과 V50S 씽큐의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의미했던 듀얼 스크린 전면에는 2.1형 알림창을 적용하여 이제 사용자들은 열지 않은 상태에서도 시간, 날짜, 배터리 상태, 문자·전화
수신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스마트기기의 이름에는 제조사의 전략과 고민이 숨겨져
있습니다. 아이폰 3GS, 갤럭시노트7 그리고 이번 IFA 2019에서 공개된 V50S 씽큐까지, 출시 소식만으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스마트기기! 앞으로 등장할 신제품 라인업의 이름 속엔 또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요? 이제
우리의 시선은 아이폰 11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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