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비우면 비로소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심플노트 뉴스룸

집을 정리할 때 
우리는 먼저 묻습니다. 

‘이걸 버릴까, 말까?’ 

그러나 계속 손이 멈춥니다. 

아직 멀쩡하고, 추억이 담겼고, 
언젠가 쓸 것만 같아서요. 

버스냐 지하철이냐,
이 저금이냐 저 카드냐. 

하루 종일 수많은 선택을 하느라 
지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정리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결정할 힘이 없는 거예요.” 

_이지영 공간 크리에이터·새삶 대표 

집 전체도 보지 마세요. 

우선 ‘서랍 한 칸’만 골라 
안에 든 물건을 전부 꺼냅니다. 

꺼내놓으면 그제야 보이기 시작합니다 

누군지도 기억나지 않는 명함, 
잉크가 나오지 않는 볼펜, 
다 쓰지 못할 만큼 남은 집게. 

서랍 안에 있을 때는 몰랐던 
물건의 양과 쓰임이 드러나죠. 

지금 실제로 쓰는 것은 ‘필요’ 

꼭 필요하진 않아도 
좋아서 간직하고 싶은 것은 ‘욕구’ 

나는 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잘 쓸 수 있는 것은 ‘나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그때 놓아주는 겁니다. 

무엇을 남길지 반복해서 고르면
판단은 조금씩 빨라집니다.

내게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르는 
나만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이죠. 

“정리는 버리는 기술이 아니라 
선택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에요.” 

이지영 대표는 책장을 비우다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어요. 

경영서와 자기계발서는 수북했지만, 
좋아하면 소설과 시집은 
한 권도 없었습니다. 

“눈물이 났어요. 너무 열심히 살았는데, 
여기에 “내”가 없더라고요.” 

그는 이듬해부터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비운 자리는 
그저 빈 공간으로 남지 않습니다. 

물건에 가려졌던 취향과 잊고 있던 바람, 
앞으로 살고 싶은 삶이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하죠. 

정리하는 건 물건이지만, 
결국 다시 보게 되는 건 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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